아토피 치료를 시작한 지 이제 3주 차에 접어들었다. 고작 일주일이었지만 한 달처럼 느껴졌던 입원과 입원 기간 못지않게 관리가 필요했던 2주 차를 지나 3주 차에 접어들었고 진짜 아토피와의 전쟁이 시작되었다.
3주 차부터는 관리 방법이 완전히 바뀌었다. 주간 내내 바르던 약의 횟수를 확 줄인 것이다.
▶목욕
- 하루 한번
- 나머지는 동일
▶연고
- 금토일 주 3일, 1일 2회 (아침, 저녁으로)
- 아침은 목욕하지 않고 약만 바름
- 더마톱+베아로반 1:1로 섞어서
- 저녁은 목욕 후 3분 이내
- 약 바르고 보습제 듬뿍 발라주기
목욕은 드디어 하루 한 번으로 횟수가 줄었다. 아침, 저녁으로 목욕시키는 게 참 큰 일이었는데 한숨 돌릴 수 있게 되었다.
문제는 연고 바르는 횟수를 줄인 것이었다. 일주일 내내 바르던 것을 일주일에 삼일만 바르게 되었는데 챙겨야 할 것은 줄었으나 마음고생은 더 심해졌다.
흔히 말하는 스테로이드 연고의 부작용때문이었다. 스테로이드 연고는 꼭 의사의 처방에 따라 정확하게 사용하여야 부작용이 줄어든다. 스테로이드 연고를 남용하다가 약에 대한 내성이 생겨 약이 듣지 않거나 하는 경후가 흔히 생긴다. 이런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해서 꼭 3일 이상의 휴식기를 가져야 하는 것이다. 월화수목요일은 연고를 바르지 않고, 금토일 3일 간만 연고를 발라 4일간의 휴식기를 피부에 주는 것이다. 피부가 재생할 시간을 주고 자생할 힘을 갖게 하기 위해서라고 하였다. 그래서 아무리 아기가 가려워 보여도 가능한 목요일까지 약을 바르지 않고 참으라고 하셨다.
아기가 커서인지 가렵지 않다가 다시 간지러워져서 인지 성탄이는 병원에 다니기 전보다 더 가려워 하기 시작했다. 약을 바르는 금토일을 지나 월요일이면 피부가 깨끗하고 가려워하지 않다가 화요일 저녁즘부터 붉어지기 시작해서 금요일 아침이면 입원 전과 같이 붉고 거친 피부가 되었다. 그리고 다시 약을 바른 금토일이 지나면 좋아지고 화요일 저녁즘부터 나빠지고... 의반복.... 이 기간 동안 정말 하루하루 말라가는 느낌이었다. 이번 주는 좀 더 괜찮아지겠지 이번 주는 좀 더 괜찮아지겠지 바라기만 하면서...
또, 본격적으로 침을 흘리기 시작해서 입 주위는 다른 곳보다 더 심하게 아토피 증상이 나타났다. 백일이 지나고 손을 어느 정도 자유롭게 쓰기 시작한 성탄이는 심심하면 목 뒤를 긁어 피를 내거나 하여 엄마를 속상하게 하기 시작했다. 잠시 성탄이에게서 눈을 떼면 어김없이 어딘가를 박박 긁고 있었다. 그래서 혼자서 아기를 볼 때에는 화장실도 제대로 가지 못하였다. 이 시기에는 정말 예민해져서 성탄이에게 화도 많이 냈다.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에게 손을 붙들고 제발 긁지 말라고 사정도 하기도 하고, 소리치기도 하고...
몇 달을 똑같이 약을 바르면 괜찮고, 약을 바르지 않으면 피부가 나빠지는 일을 반복하다 보니 과연 이렇게 치료하는 것이 맞는지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 한 달에 한 번씩 병원을 갈 때마다 선생님께서는 괜찮아지는 날이 점점 늘어날 것이라고 말씀하셨는데 시간이 갈수록 점점 그런 날이 올까 하는 무기력함에 빠졌다.
스테로이드 연고는 피부의 재생을 돕는 수단일 뿐, 약에 너무 기대면 안 된다. 약을 바르면 일시적으로는 피부가 좋아질 지 몰라도 계속 그렇게 바르다 보면 약이 듣지 않는 순간이 온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약을 서서히 줄여나가야 한다. 이 시기를 잘 버텨내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 약에 너무 기대어 부작용이 나타날 수도 있고 기나긴 치료로 인하여 지쳐 치료를 포기할 수도 있다. 하지만 담당 의사를 믿고, 전문가의 말에 따라 조급해하지 않고, 천천히 치료를 해 나가면 좋은 결과를 만날 수 있게 된다. 아토피 치료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꾸준히 그리고 천천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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