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토피 이야기] 성모병원 입원기 1

성탄이와 알콩 달콩 일상/아토피 이야기

[아토피 이야기] 성모병원 입원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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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병원에서 성탄이가 아토피라는 진단을 받고 나서 미안한 마음에 한참을 울었다.

아토피란 것이 불치병이나 큰 병은 아니지만 그 당시 내 마음은 그냥 그렇게 슬펐다.

임신 중에 먹은 인스턴트 음식들이 괜히 이유인 것 같고... (물론 아토피는 임신 중 식생활과는 관련이 없다.)

의사가 처방해준 리도멕스 연고는 어디선가 들은 스테로이드 연고는 좋지 않다는 말 때문에 사용하지 않았다.

그렇게 인터넷에서 매일 같이 아토피를 검색하고 아토피에 좋다는 로션을 사곤하였다.

하지만 당연하게도 별다른 차도는 없었다.

 

그러던 중 성모병원의 김성원 과장님이 부산에서 아토피 관련해서 가장 유명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바로 성모병원에 예약 전화를 하였으나 초진의 경우 가장 가까운 예약 가능 날짜는 석 달 뒤였다.

일단 예약을 해두고 예약 날짜가 다가오기만을 기다렸다.

성탄이의 피부는 점점 더 건조해져 갔고, 점점 더 가려움에 잠을 설치는 날이 많아졌다.

아이가 피부를 긁지 못하게 하기 위해 나 역시 잠을 설치는 날이 늘어만 갔다.

결국엔 잠들지 못하고 가려움에 울기 시작한 성탄이를 위해 남편과 나는 병원 초진을 위해 계획을 짜기 시작했다.

 

성모 병원 김성원 과장님은 당일 접수로 초진으로 받아 주는 환자가 하루 10명 내외라고 하였다.

대부분의 몇 달 전부터 예약을 했거나 재진으로 꾸준히 과장님께 진료받아온 환자들이 미리 예약을 잡아두고 가서 비는 시간이 거의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당일 접수로 초진을 받기 위해서 새벽부터 번호표를 뽑고 기다려야 한다고 한다.

화명동에 사는 우리가 아이를 데리고 새벽부터 번호표를 뽑고 기다리기는 불가능했고 신랑이 먼저 가고 나 혼자 아이를 데리고 그 먼 곳을 대중교통으로 가기엔 그것도 역시 무리였다.

친정아버지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신랑 혼자 새벽 3시에 성모병원으로 출발하였다.

새벽 4시에 병원에 도착한 신랑은 경비 아저씨에게 번호표를 받고 접수처가 오픈할 시간까지 근처에서 기다렸다.

아침 8시가 되고 접수처가 오픈하자마자 바로 진료 접수를 하였다.

그때 나는 친정아버지의 차를 타고 성모병원으로 출발하였다.

그렇게 도착한 병원에서 첫 번째로 김성원 과장님에게 진료를 받을 수 있었다.

 

성탄이의 피부를 보자마자 아토피가 맞고 개월 수에 비해 진행이 아주 빠른 편이라고 하였다.

바로 입원해서 치료하자고 하셨고 바로 입원 수속을 시작하였다.

입원 수속을 마치고 병실로 올라가서 제일 처음 한 일은 아이의 피를 뽑는 일이었다.

이제 4개월이 된 아기의 피를 뽑는 일은 정말 쉬운 일이 아니었다.

아기들 혈관이 얇아서 어른들처럼 피를 뽑지 못해서 바늘을 꽂아두고 팔을 주물러 정말 피를 짜내는 것이었다.

당연히 시간도 오래 걸리고 오래 걸리는 만큼 아이는 울었다.

입원을 위한 기본 검사용 한통, 알레르기 검사용 두통 총 세 통의 피를 뽑고 나서야 채혈이 끝이 났다.

젖을 물려 겨우 성탄이를 진정시키고 배정받은 병실로 들어갔다.

그곳에서 아토피와의 전쟁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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