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토피 이야기] 이유식의 시작과 고난, 아토피 아기 이유식

병원에서 퇴원 후 첫 주를 제외하고는 계속해서 똑같은 패턴으로 약을 바르고 있었다.

주 3회식 하루 2회. 베아로반과 더마톱을 1대 1로 섞어서 바르기. 

 

금요일부터 약을 바르면 월요일과 화요일 오전정도까지 피부가 깨끗하고 화요일 저녁 즘부터 붉은기가 생기면서 수요일 목요일은 정말 기억하고 싶지 않을 정도의 모습이 되곤 하였다. 이 시기에는 너무 스트레스를 받아서 성탄이 사진도 거의 없다. 이제 아기가 조금씩 앉기 시작하고 침을 흘리기 시작하면서 입 주위는 붉고 피부가 벗겨져 나오고.. 잠시라도 눈을 떼면 목 뒤를 벅벅 긁어서 피가 나기도 하고... 정말 혼자 있을 때는 참다가 참다가 화장실에 가서 몸을 긁는 아이를 보고 제발 긁지 말라고 소리치곤 했다. 병원에 가도 의사 선생님은 그저 곧 좋아지는 시기가 온다는 말씀뿐이라... 정말 그 날이 오긴 하는 걸까 하는 우울감에 빠지기 시작할 때 즘 기적처럼 피부가 좋아지기 시작했다. 퇴원 후 거의 3개월이 지나갈 무렵이었다.

 

여전히 약을 바르지 않으면 붉어지고 거칠어졌지만 그 정도가 눈에 띄게 좋아지기 시작했다. 항상 곰돌이처럼 입 주위가 붉게 변했었는데 이제 더 이상 곰돌이는 보지 않아도 되게 되었다. 화요일 저녁 즘부터 붉어지던 얼굴은 수요일 오후까지 멀쩡해졌다. 하루하루 괜찮은 날이 1주일 중 늘어 갈수록 세상 모든 것들에 감사했다. (특히 그 시기 김성원 과장님은 신랑과 나에게는 신이었다.)

 

 

그리고 아이는 이제 6개월에 접어들었고 이유식을 시작해야 했다. 결혼 전 음식이라고는 라면밖에 끓여보지 않았던 내가 아이를 위해서 쌀가루를 사서 이유식을 만들기 시작했다. 성탄이는 음식물 알레르기가 너무 많아 사서 먹이는 것은 일찌감치 포기를 하고 이유식책 한권을 사서 공부하기 시작했다. 원래 모든 아기들에게 이유식은 조심스러운 것이겠지만 더더욱 신경써서 알러지 반응이 나타나는지 나타나지 않는지 살펴가며 재료를 하나 둘 늘려가며 이유식을 만들었다. 쌀미음부터 감자, 고구마, 브로콜리 등 다행히 무사히 알러지 반응이 없었다. 그러다가 청경채 등 푸른 잎채소로 이유식을 만들어 주면 얼굴과 몸에 모기에 물린 듯 두드러기가 올라오는 것을 확인했다. 그 후로 푸른 잎채소 종류는 모두 이유식에서 제외되었다.  그 외에는 특별한 이상 증상이 발견되지 않아 초기, 중기 이유식까지 무사히 넘어갈 수 있었다. 

 

성탄이의 피부가 좋아지고 음식도 잘 먹고 너무 잘 지내다 보니 어느덧 신랑과 나는 방심을 하고 있었는지 모르겠다. 처음에는 철저히 성분표를 보고 알레르기가 있는 음식은 일절 주지 않았는데 점점 좋아지는 피부를 보며 알러지 반응 2가 나왔던 음식들을 한번 먹여 볼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아이는 자라나는데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너무 한정적이다 보니 좀 더 다양한 음식을 먹이고 싶은 부모의 욕심이었는데 이 욕심이 문제가 될 줄은 미처 몰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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